벚꽃도 피고 있다. 야구도 개막했다. 그래도 K리그는 여전히 뜨겁다. 이번 라운드에는 67,001명의 관중이 K리그1 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이전 라운드 보다 줄어들었지만 매치 특성을 보면 여전히 많은 숫자이다. 이번 라운드의 가장 주목을 받은 경기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가더비'다. 이제는 리그 최고 빅매치라 부를 수 있다. 전북 공포증에서 벗어난 울산과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전북의 맞대결에는 25,782명의 많은 관중이 몰렸다. 하프타임에는 가수 '싸이'가 전북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했다. 토요일 전주에 싸이가 떴고, 일요일에는 춘천 송암 스타디움에는 BTS '뷔'가 나타났다. 군복무 중인 부대에서 강원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첫 매진 사례로 이어졌다. 이처럼 슈퍼스타들도 함께 했던 K리그 4라운드를 살펴보자.
1. 전북 현대 vs 울산 HD (3/30, 14시, 전주 월드컵)
이번 라운드 가장 주목 받은 현대가더비. 전북은 리그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11위로 추락했다. 반면 울산은 무패로 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다. 상반된 분위기의 두 팀이 전주성에서 격돌했다. 홈팀 전북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준비를 했다. 전북 레전드 ‘라이언킹’ 이동국이 시축, 하프타임에는 ‘월드스타’ 싸이까지 초대했다. 거하게 차려진 밥상에 승리만 남은 전북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인지한 전북 선수들도 킥오프 휘슬과 함께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전반 4분 홍정호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는 악재가 발생했다. 홍정호의 이탈로 전북 수비는 흔들렸고, 이 틈을 울산이 놓치지 않았다. 전반 21분 전북 수비진의 실수를 가로챈 이동경이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전북을 더욱 압박했고, 전반 39분 김지현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울산이 두 골차 리드에 잠시 긴장을 푼 사이 전북이 전반 추가 시간 이동준의 헤더로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전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추격골이었다. 하프타임에는 가수 ‘싸이’가 전주성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에 힘을 얻은 전북은 후반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동준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티아고가 실축하면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울산은 전북의 계속된 공격을 힘겹게 막아냈지만, 후반 중반을 넘어가면서 수비진이 체력적 문제를 노출했다. 전북은 끈질기게 울산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렸고 결국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4분, 이동준의 크로스를 교체 투입된 문선민이 깔끔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원점으로 돌아온 경기는 더욱 과열됐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양 팀 모두 세밀함이 부족했다. 결국 2-2 무승부로 경기 종료됐다. 전북은 첫 승의 기쁨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고, 울산은 두 골차 리드를 못지킨 부분이 아쉬울 경기였다.
* 양 팀의 Best 선수는 곧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는 두 선수이다.
전북 Best : 이동준-우리가 알전 스피드 레이서로 돌아왔다. 완전 날이 제대로 선 모습이었다.
울산 Best : 이동경-리그를 폭격중인 득점 선두 이동경이다. 득점 뿐만 아니라 도움도 잘한다.
2. 인천 유나이티드 vs 대전 하나 시티즌 (3/30, 14시, 인천 축구 전용)
첫 승이 간절한 양 팀이 맞붙었다. 최근 흐름이 확연히 차이 나는 두 팀이다. 홈팀 인천은 경기력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반면 원정팀 대전은 부진한 경기력으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승리에 목말라있던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맞붙었다.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대전의 호사가 전반 13분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대를 강타했다. 기세가 오른 대전이 공격의 고삐를 당기던 순간 변수가 발생했다. 대전의 특급 외국인 공격수 구텍이 부상으로 아웃됐다. 갑작스러운 교체에 대전이 어수선하던 틈에 인천이 역습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37분 박승호가 측면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렸고 제르소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대전이 경기를 지배했지만, 인천의 한 골 차 리드 속에 전반전이 종료됐다. 인천은 하프타임을 통해 홍시후를 교체 투입하며 공격에 활력을 더했다. 인천의 선수 교체는 즉시 빛을 발했다. 후반 1분 홍시후의 발리 슈팅이 대전 수비수 이정택에 몸에 맞고 굴절되어 골로 연결됐다. 후반 이른 시작 실점으로 대전의 플랜은 꼬인듯 보였다. 전술 변화로 추격골을 노렸지만 인천 수비에 계속 막혔다. 인천은 적재적소에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대전의 반격을 막아냈다. 공격의 날카로움을 잃어버린 대전은 더 이상 인천을 공략하지 못했고 이대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인천은 홈에서 시즌 첫 승과 동시에 K리그1 통산 200승의 기쁨도 함께 누렸다.
인천 Best : 박승호-미친듯한 활동력과 스피드로 인천 축구에 날카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대전 Best : 호사-번뜩이는 플레이로 답답한 대전 공격진에서 유일하게 눈에 띈다.
3. 제주 유나이티드 vs 포항 스틸러스 (3/30, 16시 30분, 제주 월드컵)
‘학범슨’과 ‘아르태하’의 맞대결이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평소 전술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 두 사령탑의 지략 대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홈 팀 제주는 안방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고, 원정팀 포항은 아직 원정에서 승리가 없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제주는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역습을 노렸다. 제주의 수비적인 모습을 예상하지 못했던 포항은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포항은 측면에서 해답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전반 15분 김인성의 크로스를 조르즈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제주도 간헐적 공격으로 포항을 위협했다. 전반 36분 김정민의 기습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렇게 득점없이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양 팀은 각각 교체 카드 2장을 사용하면서 분위기 환기를 노렸다. 교체 카드 효과는 제주가 먼저 체감했다. 역습에 스피드가 더해지면서 포항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27분, 28분 유리 조나탄이 두 번의 기회를 맞이했으나 포항 황인재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모두 막혔다. 포항 역시 결정적 슈팅이 제주 김동준 골키퍼를 뚫어내지 못했다. 양 팀 골키퍼의 계속된 선방 속에 전광판 시계는 90분에 멈췄고,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홈에서 승리를 원했던 제주는 서진수가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햇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포항이 있는 힘을 쥐어짜냈다. 골문 앞 경합 상황에서 제주 골키퍼가 확실하게 캐치하지 못한 볼을 정재희가 오른발로 차넣었다. 지난 경기에 이어 또 다시 후반 추가시간 득점이었다. 다급해진 제주는 전원 공격에 나섰으나, 이는 포항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제주 수비진이 헐거워진 덕분에 포항은 백성동이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제주를 넉다운 시켜버렸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터트린 포항의 기분 좋은 승리였다. 두 경기 연속 극장골로 ’태하드라마’가 시즌 3연승을 내달렸다.
제주 Best : 김동준-정규시간까지 무승부를 기대할 수 있었던건 김동준의 연이은 선방 덕분.
포항 Best : 정재희-두 경기 연속 추가 시간 극장골의 주인공. 종료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중력이 빛났다.
4. 수원 FC vs 김천 상무 (3/30, 16시 30분, 수원 종합)
세 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수원과 연승에 도전하는 김천이다. 최근 세 경기 맞대결에서 홈팀 수원이 2승 1무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에 수원의 우세가 예상됐다. 공격적으로 나선 수원은 경기 초반 부터 슈팅 세례를 퍼부었다. 그러나 영점 조준이 안된 모습이었다. 반면 김천은 역습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7분 정치인이 화려한 드리블 돌파에 이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김현욱이 차분하게 골로 연결했다. 김현욱은 세 경기 연속 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했다. 흐름을 제대로 탄 김천은 수원을 몰아부쳤고 전반 22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중민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이중민은 슬릭백 골 셀레브레이션으로 기쁨을 표출했다. 다급해진 수원은 라인을 올려 공격에 나섰으나 슈팅이 계속 골대를 외면했다. 수원이 아쉬움에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때 김천이 다시 한 번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1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중민이 헤더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에만 세 골을 터트린 김천의 리드 속에 전반이 종료됐다. 후반전에는 수원이 몬레알을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감을 더했다. 그러나 수원의 슈팅은 골대를 맞거나 골키퍼의 선방에 계속 막혔다. 수원의 아쉬움 속에 경기 종료가 가까워지던 후반 43분, 드디어 추격골이 터졌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지동원이 엄청난 점프 헤더로 김천의 골문을 열었다. 남은 시간 끝까지 추격에 나서려던 수원이었지만, 수비진에서 안일한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주었다. 후반 추가시간 얻어낸 페널티킥을 유강현이 침착하게 차넣으면서 김천의 4-1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김현욱의 세 경기 연속골, 이중민의 멀티골에 힘입어 승리한 김천은 리그 테이블 꼭대기에 올라섰다.
수원 Best : 안데르손-화려한 드리블로 답답했던 수원 공격에 한줄기 희망 같았다.
김천 Best : 이중민-멀티골 활약과 독특한 골 셀레브레이션까지, 스타성을 갖춘 스트라이커의 등장이다.
5. 강원FC vs FC서울 (3/31, 14시, 춘천 송암)
아직 첫 승의 달콤함을 맛보지 못한 강원이 서울을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원정팀 서울은 지난 라운드 첫 승을 신고하면서 강원을 제물로 연승을 노렸다. 이날 경기에는 군복무중인 BTS ‘뷔’ 가 오는것으로 알려지면서 티켓이 매진되었다. 유료 관중 집계 후 첫 매진이었다. 경기장을 꽉 채워준 관중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홈팀 강원이 힘을 냈다. 전반 13분 양민혁이 강력한 슈팅으로 공격의 시작을 알렸다. 전반 30분에는 웰링턴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강원의 공세가 이어졌으나 득점이 터지지 않은 채 전반전이 종료됐다. 하프타임을 이용해 강원은 가브리엘과 한국영, 서을은 팔로세비치와 박동진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전에도 강원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2분 역습 상황에서 웰링턴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고, 이어진 김강국의 슈팅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강원이 볼을 소유한 채 경기를 풀어가던 후반 26분 서울이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강원 수비진의 패스를 가로챈 뒤 조영욱이 올린 크로스를 윌리안이 헤딩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답답했던 서울의 혈을 뚫어주는 득점이었다. 득점 후 서울은 조영욱을 빼고 김진야를 투입해 수비를 단단히 했다. 서울이 수비적으로 나서자 강원의 공격은 더욱 매서워졌다. 계속 서울의 골문을 위협하던 강원은 후반 40분 마침내 동점골을 터트렸다. 골대 앞 경합상황에서 가브리엘의 슈팅을 골키퍼가 쳐냈으나, 쇄도하던 이상헌이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기세가 오른 강원이 당장이라도 역전골을 터트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수비수 이지솔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달아오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수적 열세에 몰린 강원은 전원 수비로 내려섰다. 서울은 두터워진 강원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이렇게 휘슬이 주심의 입으로 가까워지던 후반 추가 시간 서울 수비수 술라카가 대형 실수를 범했다. 최후방에서 본인의 터치 미스로 볼을 빼앗겼고, 일대일 찬스를 막고자 강원 공격수의 다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면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10대10, 수적 균형이 맞춰지자 강원이 마지막 힘을 짜냈으나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양 팀은 중앙 수비수의 퇴장이라는 씁쓸함을 남긴채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강원 Best : 이상헌-동점골의 주인공. 날카로운 모습으로 예전 네임밸류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서울 Best : 최철원-슈퍼세이브 덕분에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다.
6. 광주FC vs 대구FC (3/31, 16시 30분, 광주 축구 전용)
시즌 첫 패배의 아픔을 털고 다시 승리를 원하는 광주와 최하위로 쳐진 대구가 만났다. 잘나갈 때도 유독 대구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광주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되는 경기였다. 예상대로 킥오프와 동시에 광주는 공격, 대구는 수비에 무게중심을 둔 채 경기를 운영했다. 대구가 먼저 위협적 장면을 연출했다. 연속된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광주의 골문을 계속 위협했다. 위기를 넘긴 광주는 패스플레이로 대구의 두터운 수비진을 뚫으려 했다. 그러나 대구의 압박에 번번히 막혔다. 답답함을 느끼던 전반 20분 이희균이 단독 드리블 돌파로 대구 수비진을 돌파했고, 이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문민서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광주의 성골 유스인 문민서가 데뷔전, 데뷔골을 터트린 장면이었다. 기세가 오른 광주의 공격이 이어졌고, 이희균, 포포비치 슈팅으로 대구를 더욱 압박했다. 광주의 공세를 잘 버텨낸 대구가 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터트렸다. 페널티 박스 앞 혼전 상황에서 요시노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전 광주는 박태준, 엄지성에 이어 허율, 베카 까지 투입하면서 승리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그러나 대구의 단단한 수비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계속 몰아치던 광주 선수들이 체력적 부담을 느끼며 대구에게 점점 기회가 생겨났고, 후반 31분 대구의 득점 매크로 '세드가'가 발동됐다. 세징야가 측면에서 올려준 볼을 에드가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역전에 성공한 대구는 굳히기에 들어갔고, 리드를 빼앗긴 광주는 급해졌다. 광주는 측면을 흔들면서 몇 차례 득점 찬스를 맞이했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렇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대구가 2-1 승리를 거뒀다. 대구는 기분좋은 첫 승을 거두며 최하위에서 8위로 올라섰고, 광주는 2연패에 빠졌다.
광주 Best : 이희균-축구력이 쭉쭉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계속 하면 국대 승선도 노려볼 수 있다.
대구 Best : 에드가-결국 에드가 머리였다. 탁월한 위치선정과 헤더 능력으로 첫 승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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