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70명. 하나은행 2024 K리그가 2라운드도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돌풍의 선두에는 FC서울이 있었다. 홈 개막전에 51,670명의 구름 관중을 동원했다. 서울 외에도 포항에서도 1만명을 넘었고, 제주와 수원도 1만명에 가까운 많은 관중이 k리그를 찾아왔다. 2라운드 총 관객수 92,890명으로 1라운드에 육박했다. 여섯 경기에서 총 21골이 터진 가운데, 시즌 초반이지만 벌써 예열을 끝낸 팀들도 보였다. 봄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펼쳐진 2라운드를 다시 살펴보자.
1. 수원FC vs 전북 현대 (3/9, 14시, 수원종합)
축구 수도 수원의 자부심에 맞게 9,557명의 관중이 수원 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라운드 인천을 꺾은 기세로 전북 마저 삼키려는 홈팀 수원FC 였다. 이에 맞서 아시아 챔피언스 8강을 병행 중인 원정팀 전북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경기 초반 전북이 몰아쳤으나 수원의 단단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중원 싸움이 펼쳐지던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29분 전북 보아텡이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때문에 전북은 라인을 끌어내려 수비에 힘을 주었고, 이렇게 지루한 전반전이 종료됐다. 하프타임을 이용해 양 팀은 선수교체를 단행했다. 수원은 이승우를 투입했고, 전북은 티아고와 이규동을 투입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이승우가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전북 수비 5명을 벗겨내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개인기량으로 만들어 낸 득점이었다. 수원이 선제골의 기쁨에 집중력이 잠깐 흐트러진 틈을 타 전북 티아고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전북은 라인을 내려 수적 열세 속에 승점 1점에 만족하려는 모습이었다. 반면 수원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결국 1-1 무승부로 경기 종료 됐다.
수원 Best : 이승우-황선홍 앞에서 본인의 국대 발탁에 대한 무력시위 제대로 펼쳤다.
전북 Best : 티아고-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득점하려고 이 선수를 데려왔다.
2. 포항스틸러스 vs 대구 FC (3/9, 16시30분, 포항 스틸야드)
1라운드 나란히 패하며 출발이 좋지 못한 두 팀이 붙었다. 포항의 박태하 감독은 다시 포백을 꺼내들었고, 대구 최원권 감독은 세징야를 선발 출전 시켰다. 전반전 양 팀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포항은 대구의 전방 압박에 잦은 실수를 범했고, 대구는 공격의 방점을 찍어 줄 선수가 없었다. 지루하게 흘러가던 전반 종료 직전 대구의 홍철이 오른발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기분 좋게 하프타임을 맞이한 대구였다. 다급해진 포항은 하프타임을 통해 김종우와 윤민호를 투입했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흐름을 탄 포항은 후반 3분, 조르지의 헤딩 패스를 받은 전민광이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스틸야드가 달아오른 상황에서 후반 7분, 김인성이 역전골을 기록했다. 역전을 당한 대구는 교체 카드로 다시 반전을 꿰했지만, 용광로처럼 뜨거워진 스틸야드를 식힐 순 없었다. 포항은 후반 27분, 김종우가 왼발 슈팅으로 대구의 골망을 흔들었다. 대구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리는 쐐기골이었다. 확실한 승기를 잡은 포항은 오베르단 까지 교체해주며 굳히기에 들어갔고, 홈팀 포항의 3-1 승리로 경기 종료됐다.
포항 Best : 김종우-정말 포항의 왕이 되려나 보다. 후반전 교체 투입 후 완전히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곧 괴동동 지단으로 불릴듯
대구 Best : 바셀루스-후반 12분 교체아웃됐다. 이해할 수 없는 교체였다. 대구에선 바셀루스만 위협적이었다.
3. 김천 상무 vs 울산 HD (3/9, 16시30분, 김천 종합)
김천 종합운동장에 5,848명의 관중이 찾았다. 군인팀에 지리적 특성을 보았을 때 엄청난 숫자였다. 많은 관중 앞에서 홈팀 김천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원정팀 울산은 다음주 주중 아챔에 대비해 일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로테이션 멤버도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일 정도로 두터운 스쿼드를 자랑했다. 김천은 라인을 올려 울산을 압박했다. 하지만 경험을 앞세운 울산 수비진이 여유롭게 막아냈고, 전반 16분 김천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이동경이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이동경은 전반 25분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다시 한 번 김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발 끝 감각이 물오른 이동경은 3분 뒤 장시영의 득점을 어시스트 하며 전반전에만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울산이 김천을 넉다운 시킨듯 보였다. 그러나 ‘수사불패’ 정신으로 무장한 김천 선수들이었다. 김천은 후반 12분 얻어낸 페널티킥을 김현욱이 득점에 성공했다. 김천은 3분 뒤 김진규의 크로스를 다시 한 번 김현욱이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김천 종합운동장을 달궜다. 당황한 울산 선수들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김천은 동점골 찬스를 몇 번 맞이했지만 골대 불운에 시달리며, 결국 끝까지 울산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원정팀 울산은 3-2 힘겨운 승리로 리그 2연승을 달렸다.
울산 Best : 이동경-전반전 원맨쇼였다. 곧 본인이 갈 팀을 상대로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김천 Best : 김현욱-쉽게 포기하지 않는 김천의 정신을 제대로 보여줬다. 조금의 운이 따라왔으면 해트트릭도 가능할 뻔 했다.
4. 제주 유나이티드 vs 대전 하나 시티즌 (3/10, 14시, 제주 월드컵)
서귀포에 있고, 교통편이 불편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9,083명의 많은 관중이 모였다. 작년에는 많은 관중 앞에서 승리를 보여주지 못한 제주였기에, 오늘은 반드시 승리의 기쁨을 선물하려 했다. 원정팀 대전은 1라운드에서 희망을 보여주었다. 전북을 상대로 우세한 모습으로 대전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때문에 많은 원정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왔다. 치열한 공방전이 진행되던 전반 38분, 대전 수비수 아론이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이를 제주의 조나탄이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리드를 잡은 제주는 대전을 압박했고, 전반 추가시간 다시 한 번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조나탄은 가볍게 차넣으며 제주의 두 골차 리드를 만들었다. 득점 후 조나탄은 장내 아나운서의 마이크를 뺏어 본인의 이름을 호명하며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흥을 돋구었다. 대전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두 장의 교체카드로 전술 변화를 가져갔다. 그러나 제주의 최영준-이탈로 중원 라인을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제주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19분, 교체투입 된 진성욱이 대전 수비의 실수를 가로채 득점에 성공했다. 세 골 차 리드를 잡은 제주는 경기 템포를 늦췄고, 이에 대전은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다.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42분 대전의 호사가 추격골을 기록했지만, 너무 늦었다. 이렇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며 제주가 3-1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제주가 이런 경기를 계속 보여준다면 다음 경기는 1만 이상의 관중을 기대해도 좋을 거 같다.
제주 Best : 유리 조나탄-작년 보다 훨씬 날카로워 진 모습이다. 득점 후 마이크 셀레브레이션은 참신했다.
대전 Best : 호사-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로 나왔을 때 모습이 기대된다.
5. FC 서울 vs 인천 유나이티드 (3/10, 16시, 서울 월드컵)
이번 라운드 가장 주목 받은 경기다. 온라인 예매만 4만 5천을 상회하며 몇 명이 상암에 모일지 기대됐고, 결과는 51,670명 이였다. 관객수가 전광판에 표시되자 상암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2013년 승강제 이후 K리그 최다 관중 신기록을 달성했다. 유료관중 집계 이후 최다 관중 기록도 세웠다. 이 외에도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관중 역대 4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관중수이다. 린가드 효과와 더불어 FC서울이 알찬 보강으로 우승권 전력으로 분류되자 많은 팬이 상암벌을 찾은 것이다. 원정팀 인천도 대규모 원정 응원단이 S석 골대 뒤를 파랑검정으로 물들였다. 일당백의 목소리로 인천 선수들에게 힘을 전달했다. 경기 시작부터 양 팀은 치열한 샅바싸움에 나섰는데, 이명주와 음포쿠를 앞세운 인천이 우세를 잡았다. 인천의 공세에 서울이 밀리는 형국이었다. 이에 서울 김기동 감독이 전반 30분 린가드를 투입해 분위기를 환기했다. 엄청난 함성과 함께 투입된 린가드는 날카로운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할 뻔 하는 등 본인의 클라스를 한국 팬들에게 어필했다. 린가드 투입 후 달아올랐던 상암벌은 득점이 터지지 않으며 차갑게 식어갔다. 서울 선수들은 기동력이 떨어진 탓에 무의미한 공 돌리기를 계속 했고, 인천은 제르소 까지 투입하며 잔뜩 웅크린 채 역습 한 방을 노렸다. 지루한 공방전 속에 0-0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게 너무 없었다.’
서울 Best : 최철원-몇 번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인천에게 경기를 내줄 뻔 했다.
인천 Best : 요니치-8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에서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인천의 철옹성이었다.
6. 광주 FC vs 강원 FC (3/10, 16시30분, 광주전용)
이번 라운드 가장 늦은 킥오프 휘슬이 울린 곳은 광주 축구전용구장이다. 이정효 감독의 광주와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강원이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전 광주의 강우세가 예상되었다. 1라운드 광주가 보여준 고급 축구가 강원을 압도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판을 까보니 예상과 달리 강원이 우위를 잡았다. 전반 1분 만에 강원의 루키 양민혁이 오른발 감아차기로 광주의 골문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광주 선수들이 흔들렸다. 전반 24분, 광주는 가브리엘을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그러나 강원의 거센 압박과 탄탄한 수비에 본인들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채 전반전이 종료됐다. 하프타임 동안 광주 라커룸에서는 이정효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을 것이다. 이에 정신을 차린 광주 선수들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후반전에 돌입했고, 후반 3분 만에 엄지성의 컷백을 가브리엘이 왼발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광주는 강력한 전방 압박을 이어갔고, 후반 16분 이건희가 강원 수비수의 실수를 이용해 역전골을 터트렸다. 분위기가 완전 광주로 넘어갈 듯 보였다. 그러나 후반 21분 강원 이상헌이 본인의 드리블로 얻어 낸 페널티킥을 자신감 있게 차넣으며 다시 강원이 분위기를 가져왔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되던 후반 28분, 광주의 가브리엘이 코너킥 찬스에서 헤더로 강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가브리엘은 첫 골 때 생략했던 어흥 세레머니를 선보이며 기쁨을 표출했다. 다시 광주가 리드를 잡은 양 팀 선수들이 달아올랐다. 광주는 계속 라인을 올려 공격했고, 강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현재 스코어로 경기가 끝나지 않을 거 같았고,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계속 몰아치던 광주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획득했고, 최경록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홈팀 광주의 4-2 승리로 치열했던 경기가 끝났다
광주 Best : 가브리엘-포르투갈 3부리그에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이 숨어있었다. 힘, 탄력, 스피드 모두 탈 K리그 급이다
강원 Best : 양민혁-강원 양씨들은 무언가 특별한게 있는 것 같다. 1라운드 끝나고 등교해서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은 양민혁, 친구들의 피드백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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