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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이야기

[2024 호주오픈 결승전] 시너 vs 메드베데프

by 라떼몽몽몽 2024.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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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된 여우' 야닉 시너 (4) vs '좀비 문어' 다닐 메드베데프 (3)

 

2024년 첫 그랜드슬램 결승전 진출자가 결정됐다. 먼저 결승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야닉 시너’ 다. 무실세트의 무서운 기세로 준결승에 오른 시너는 조코비치라는 거대한 산 마저 무너트리며 당당히 결승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제 맞서는 선수는 ‘다닐 메드베데프’ 이다. 메드베데프는 준결승에서 루블레프를 상대로 리버스 스윕을 만들어내며 정말 어렵게 여기까지 올라왔다.
 
● 4강 돌아보기
 
시너 vs 조코비치 / 3-1 승리 (6-1, 6-2, 6-7<6-8>, 6-3)
시너가 조코비치 시대를 끝냈다. 조코비치의 컨디션이 안좋거나, 운이 따른것도 아닌 순수 실력으로 시너가 승리했다. 1, 2세트는 시너가 절정의 컨디션으로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로 조코비치를 압살했다. 이어진 3세트에는 매치 포인트를 잡았으나 조코비치의 거센 반격에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세트를 내줬다. 매번 그랬던 것처럼 조코비치가 역스윕을 노릴 것으로 보였으나, 여기까지였다. 4세트에서 멘탈을 가다듬은 시너는 단 한 번의 브레이크도 허용하지 않으며 마침내 결승 진출을 달성했다. 
 
메드베데프 vs 즈베레프 / 3-2 승리 (5-7, 3-6, 7-6<7-4>, 7-6<7-5>, 6-3)
4시간 18분의 혈투였다. 메드베데프는 물오른 즈베레프를 상대로 두 세트를 먼저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즈베레프의 200km/h 넘는 강서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메드베데프 였다. 그러나 3세트 부터 반전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서브로 에이스를 5개 기록했고, 긴 랠리를 통해 상대의 에러를 유도하며 타이브레이크 끝에 승리했다. 4세트 또한 타이브레이크 끝에 가져오며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갔고, 이미 기세가 꺾인 즈베레프는 계속된 범실로 스스로 자멸했다. 이렇게 메드베데프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리버스 스윕을 통해 결승에 올랐다.
 
 
● 누가 유리할까
 
이 경기에 실제 돈을 가지고 배팅을 해야 된다면 ‘야닉 시너 승리’에 강승부를 갈 것이다. 해외 배팅 사이트들의 예상 또한 시너의 승리가 정배이다. 배당률이 아쉬울 정도이다. 이처럼 객관적 모든 지표에서 시너가 앞서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경험에서는 메드베데프가 앞서는 형국이다. 메드베데프는 그랜드슬램 우승 트로피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이 여섯 번째 결승 진출이다. 첫 결승에 오른 시너의 긴장감을 노려야 하는 메드베데프 이다. 이에 맞서 시너는 조코비치를 잡은 자신감을 결승까지 이어가려 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선수의 맞대결 전적에서는 6승 3패로 메드베데프가 앞선다. 그러나 최근 전적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작년에만 다섯 번의 대결을 펼쳤는데, 상반기 대회에서는 메드베데프가 두 번 모두 승리했다. 반면 후반기에는 서브 폼 교정 및 각성을 한 시너가 세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세 번의 맞대결 중 두 번은 결승전, 가장 최근은 ATP 파이널 이었기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붙은 모든 경기를 승리한 시너이다. 
 

결승의 첫 번째 포인트는 ‘체력’ 이다. 5시간 49분. 두 선수의 이번 대회 플레이 타임 차이이다. 결승까지 올라오며 시너는 한 세트만을 내주는 완벽한 모습으로 누적 플레이타임 14시간 44분을 기록했다. 극한의 효율이다. 반면 메드베데프는 풀세트 경기를 세 번이나 치르는 등 산전수전공중전 까지 겪으며 20시간 33분의 경기 시간이 누적됐다. 만신창이 상태로 결승에 올라온 메드베데프 이다. 후르카츠와의 8강 이후 피로를 호소했던 메드베데프는 4강전에서도 지친 기색이 뚜렸했다. 그러나 좀비처럼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결승에서도 오뚜기 처럼 일어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두 번째 포인트는 '경기 전략' 이다. 시너는 영점조준을 마친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로 4구내 포인트를 획득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메드베데프는 강서브에 맞서 베이스라인에서 멀리 떨어진 리턴을 바탕으로 긴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긴랠리를 통해 시너의 에러를 유발하려는 전략이다. 이 전략으로 4강에서 즈베레프를 잡아냈다. 메드베데프의 바램대로 시너가 랠리 싸움을 받아 줄지는 미지수이다. 선택의 키를 잡고 있는 쪽은 시너이다.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확실하게 아는 두 선수이다. 결승에 오른 두 선수인 만큼 실력의 우위를 논하기보다는 현재 컨디션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너가 현재 앞서는 부분은 강서브, 포핸드, 네트 플레이다. 반면 메드베데프는 백핸드 안정성, 리턴, 디펜스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상성이 강한 테니스인 만큼 본인이 잘하는 것을 하면서, 상대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선수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번 대회 시너는 언터쳐블 이다. 로드레이버 아레나 한 쪽 벽면에 시너의 이름이 박힐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관계자는 우승 트로피에 J 정도는 미리 적어둬도 괜찮을 것 같다.
 
 
● 시너가 우승한다면

달성할 것이 엄청나게 많은 시너이다. 먼저 본인의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작년 후반기부터 서서히 알을 깨기 시작하더니, 호주오픈을 기점으로 완벽 부화에 성공한 시너이다. 다음으로 조코비치의 시대를 끝내고 시너와 알카라즈 시대가 왔음을 공표할 수 있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평가에서 항상 알카라즈에게 밀렸던 시너이지만, 우승을 통해 메이저 타이틀 갯수를 1-1로 맞추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릴 수 있다. 이 외에도 2008년 20세의 조코비치 이후 호주 오픈 두 번째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하게 된다. 더불어 오픈 시대 메이저 대회를 차지한 두 번째 이탈리아 남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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