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호주오픈 4강 2경기] 메드베데프 vs 즈베레프

 

'꾸준함' 다닐 메드베데프 (3) vs '부활' 알렉산더 즈베레프 (6)

 

2024 호주오픈 4강 두 번째 매치업이 결정됐다. 주인공은 다닐 메드베데프와 알렉산더 즈베레프이다. 첫 번째 매치업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이런 경기가 더 재밌는 경우가 많았다. 메드베데프를 설명하는 한 단어는 ‘꾸준함’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화려함은 덜하지만 탄탄한 실력으로 4강까지 올라왔다. 즈베레프의 키워드는 ‘부활’이다. 2022년 큰 발목 부상 후 실력 회복이 더뎠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이 완벽하게 돌아왔음을 알렸다.

 

● 8강 돌아보기

 

메드베데프 vs 후르카츠 / 3-2 승리 (7-6<7-4>, 2-6, 6-3, 5-7, 6-4)

3시간 59분의 혈투 끝에 메드베데프가 후르카츠를 제압했다. 8강까지 좋은 분위기로 올라온 후르카츠의 이변을 예상했으나, 메드베데프는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서브 리턴 전략을 변경한 것이 주요했다. 강서버를 상대로 베이스라인에서 멀리 떨어서 딥리턴을 고수하던 메드베데프가 후르카츠를 상대로 베이스라인에 바짝 붙어 경기를 치뤘다. 이를 통해 후르카츠를 당황시키며 첫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했다. 그러나 후르카츠가 재정비 후 뿌려대는 강력한 서브에 메드베데프는 쩔쩔맸다. 본인의 서브 게임에서 16번의 듀스를 맞이했지만 경험에서 앞섰다. 힘겹게 서브 게임을 지키며 브레이크 찬스를 노렸고, 3세트와 5세트 각각 한 번의 브레이크를 성공하며 풀세트 접전 끝에 4강에 진출했다.

 

즈베레프 vs 알카라즈 / 3-1 승리 (6-1, 6-3, 6-7<2-7>, 6-4)

우리가 알던 즈베레프가 돌아왔다. 경기 전 알카라즈의 승리가 정배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원사이드한 경기가 펼쳐졌다. 1, 2세트 즈베레프가 90%의 서브 성공률을 보이며 알카라즈를 압도했다. 210km/h를 상회하는 즈베레프의 강력한 서브에 알카라즈의 운동신경도 별 수 없었다. 3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에서 다시 한 번 강력한 서브와 네트플레이를 앞세워 알카라즈를 제압했다. 이변보다는 즈베레프의 부활이 주목 받는 경기였다.

 

●  누가 유리할까

 

경기 외적으로 약점을 노출한 두 선수이다. 8강전 데이 세션에서 혈투를 치른 메드베데프는 완전히 방전상태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지친 모습을 드러냈다. 즈베레프 또한 8강전 3세트 막판 넘어지면서 발가락을 접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메디컬 타임을 통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4세트에도 절뚝이는 장면이 몇 번 있었다. 휴식시간이 하루 주어진 만큼 누가 빨리 회복하는지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내적으로는 첫 번째 포인트는 첫 서브 성공률이다. 즈베레프가 8강전처럼 80% 이상의 서브 성공률을 보인다면 결승 문턱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에 맞서 메드베데프는 딥리턴을 고수할지, 베이스라인으로 붙을지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강서버에 맞서 리턴이 진화하고 있는 메드베데프가 오랜만에 만나는 즈베레프의 서브를 받아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두 번째 포인트는 긴 랠리이다. 즈베레프는 4구 내 짧은 랠리를 통해 득점하고자 할 것이다. 반면 메드베데프는 특유의 끈질김으로 9구 이상의 긴 랠리를 통해 득점 및 분위기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호하는 득점 루트가 다른 두 선수 중 누구의 의도대로 경기가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